AI 가상 성적 이미지 제작 최대 7년·시청 최대 3년… 국회가 논의 중인 법안의 진짜 쟁점
AI에게 이렇게 요청했다고 가정해 보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성인 여성의 얼굴을 만들고, 그 가상의 인물을 성적인 모습으로 표현해 달라고 한다.
연예인도 아니다. 지인도 아니다.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사진을 가져와 얼굴을 합성한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AI가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이다.
그 이미지를 인터넷에 올리지도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이미지를 만드는 것만으로 최대 징역 7년,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개인적으로 저장하거나 보는 것만으로 최대 징역 3년에 처할 수 있는 법안이 현재 국회에서 심사되고 있다.
허영 의원 등 10명이 발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의안번호 2212918이다.
법안은 2025년 9월 발의됐고 2026년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겨졌다. 아직 통과된 법은 아니지만 이미 본격적인 입법 심사 단계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법안을 단순히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 강화법’이라고 이해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이 법안이 겨냥하는 대상은 실제 사람을 이용한 딥페이크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안에는 실제로 무엇이라고 적혀 있나
개정안이 신설하려는 제14조의4 제1항은 다음과 같은 행위를 처벌한다.
AI 기술 등을 이용해 ’실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이나 표현물’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편집·합성·가공하는 행위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인터넷에 유포해야만 범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제작 자체가 범죄다.
그 영상물이나 복제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개적으로 전시·상영하면 역시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
그리고 제3항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해당 표현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행위개정안의 법정형AI 가상 성적 표현물 제작·편집·합성·가공징역 7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원 이하반포·판매·임대·제공·공개 전시·상영동일소지·구입·저장·시청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천만원 이하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
개정안은 제15조까지 함께 고쳐 제14조의4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한다.
즉 단순히 불법 콘텐츠를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사람을 규제하는 수준의 법안이 아니다.
제작에서 소지와 시청, 심지어 일정한 경우 미수에 이르기까지 형사법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다.
그런데 왜 이런 법안이 나왔을까
이 법안에는 분명한 계기가 있다.
2025년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나온 한 무죄판결이다.
한 남성이 텔레그램에서 여성의 얼굴과 나체가 합성된 사진을 다른 채널에 공유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반포죄를 적용했다.
그런데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검찰이 사진 속 ‘피해자’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법원은 사진의 원본이나 출처, 합성 방법을 확인할 자료가 없고 실제 사람의 얼굴인지 AI가 생성한 얼굴인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대상자’는 의사를 가질 수 있는 실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 판결의 전제였다.
개정안의 제안이유도 바로 이 사건을 거론한다.
법안은 이 무죄판결을 ‘입법적 미비’로 보고, ‘실존 인물 여부와 관계없이 AI로 생성된 성적 영상물 자체를 처벌‘하기 위해 제14조의4를 신설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무죄판결은 “AI 성적 이미지라서 무죄”였던 것일까
이 사건을 단순히
“AI로 만든 음란물은 현행법상 처벌할 수 없어서 무죄가 나왔다”
라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다.
재판의 핵심은 해당 이미지가 AI였다는 사실이 확정됐기 때문이 아니라, 검찰이 실제 피해자의 존재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공소사실에 적용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자체가 실제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대상으로 하고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편집·합성·가공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인 측 역시 이 판결을 두고 ’실존 인물만 아니면 AI 음란물을 무엇이든 유포해도 합법이라는 뜻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성폭력처벌법이 아닌 음란물 유포 관련 법률이 적용됐다면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보통신망법 역시 음란한 화상이나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개적으로 전시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모든 AI 성적 표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기존 음란물죄의 ‘음란’ 기준과 이번 개정안의 기준은 다르고, 사적인 제작·소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적어도 “아무런 규제 수단이 없기 때문에 가상 표현물 전체를 성폭력범죄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행 성폭력처벌법에서 실존 피해자를 입증하지 못해 무죄가 나왔다”는 사실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이 차이가 이번 입법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
현행 딥페이크죄와 신설안의 결정적인 차이
더 중요한 것은 현행 제14조의2와 신설 제14조의4를 나란히 놓고 보는 것이다.
현행 딥페이크죄도 이미 상당히 강력하다.
2024년 개정 이후에는 유포 목적이 없어도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성적 허위영상물을 제작하면 최대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고, 소지·구입·저장·시청 역시 최대 징역 3년에 처한다.
그러므로 쟁점은 단순히
“개인적으로 만들었는데 왜 처벌하느냐”
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행법과 신설안의 진짜 차이는 그 앞에 붙어 있는 조건이다.
현행 제14조의2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이 존재한다.
그 영상물의 대상자가 존재한다.
그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으로 편집·합성·가공해야 한다.
신설 제14조의4
특정 실제 사람이 없어도 된다.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는지를 요구하지 않는다.
“실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이나 표현물”이면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제작에 대한 최고형은 똑같이 징역 7년, 소지·시청에 대한 최고형 역시 똑같이 징역 3년이다.
다시 말해 기존 딥페이크죄의 형벌체계를 유지하면서 ‘실제 피해자’라는 연결고리를 제거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법안 발의자의 설명과 실제 조문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허영 의원은 이 법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허 의원은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법안의 목적이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며, 실제 인물처럼 보이는 AI 음란물이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현실에서 성범죄 피해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시청·소지 처벌에 대해서도 현행 딥페이크법에 이미 같은 처벌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가져온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입법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설명이 실제 조문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느냐다.
허 의원의 설명에서는 계속해서 ‘성범죄 피해자 보호’와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제작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러나 실제 법안에는
특정 실존 인물과 닮아야 한다는 요건도 없고,
특정 실존 인물로 오인될 가능성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실제 피해자의 존재도 요구하지 않고,
누군가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일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주간경향 역시 이 점을 핵심 쟁점으로 지적했다. 현재 조문만 보면 특정 실제 인물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진 같은 완전한 가상 인물까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법자가 설명하는 법과 실제로 작성된 법문이 같은 범위를 가리키는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실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은 누구인가
법안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다음 표현이다.
“실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이나 표현물”
그런데 ‘실제 인물’ 앞에는 ’특정한’이라는 단어가 없다.
예를 들어
“특정 실존 인물 A로 오인될 수 있는 가상의 인물”
이라고 규정했다면 적용 범위가 비교적 명확했을 것이다.
하지만 법안은 단순히 실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을 말한다.
그렇다면 AI가 완전히 무작위로 만들어 낸 포토리얼리스틱 성인 캐릭터는?
실제 사람처럼 생긴 가상 인플루언서는?
AI가 만든 실사풍 게임 캐릭터는?
3D 모델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우는?
실사풍 일러스트에 AI 보정만 사용한 경우는?
어느 수준에서 사람이 “실제 인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가.
형사법에서는 이 경계가 특히 중요하다.
잘못 판단했을 때 받는 제재가 게시물 삭제나 서비스 이용정지가 아니라 국가에 의한 형사처벌이기 때문이다.
기존 판례에서 이 표현은 ‘피해자’를 전제로 판단해 왔다
여기에 또 하나의 법적 문제가 있다.
개정안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라는 기존 성폭력처벌법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런데 대법원이 그동안 이 표현을 해석해 온 맥락에는 실제 피해자가 있었다.
대법원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서 이 표현을 판단할 때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 관점, 피해자의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 촬영 장소와 각도, 특정 신체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해석해 왔다.
그리고 그 조항의 보호법익 역시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물에게 같은 문구를 적용할 때는 질문이 생긴다.
가상 인물의 ‘수치심’은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어떤 성적 표현부터 최대 징역 7년의 대상이 될 것인가.
기존 판례가 사용해 온 피해자 중심의 판단기준을 가상 인물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가.
이것은 단순한 말꼬리의 문제가 아니다.
형사처벌 범위의 경계를 결정하는 문제다.
“피해자가 없다면 아무것도 처벌하지 말자는 말인가”
여기서는 반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법이 실존 피해자가 없는 모든 가상 성적 표현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가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실제 아동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이라면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2026년 6월 24일 이러한 가상 이미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영리목적 배포와 소지 처벌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단순히
“실존 피해자가 없으면 국가는 절대 가상 표현물을 처벌할 수 없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이 결정이 이번 법안까지 곧바로 정당화하는 것도 아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라는 특수한 보호대상을 전제로 한다.
반면 이번 제14조의4는 아동·청소년에 한정되지 않는다.
성인으로 보이는 가상의 인물까지 포함할 수 있고, 기준도 ’아동으로 명백하게 인식’이 아니라 ’실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이다.
보호하려는 법익과 규제 대상이 다르다.
그러므로 가상 아동 성착취물 규제가 합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실적인 가상 성인 성적 표현을 같은 방식으로 성폭력범죄화해도 된다는 결론이 자동으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별도의 헌법적·형사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법은 ‘징역 3년’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이 법안을 볼 때 형량만 살펴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는 원칙적으로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등록대상 성범죄’의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한다.
신설되는 조문은 제14조의4다.
따라서 현행 제42조가 별도로 수정되지 않은 채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제14조의4도 문언상 제3조부터 제15조 사이에 포함된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단순히
“AI 이미지 한 번 봤다가 벌금을 내는 문제”
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제14조의4의 소지·구입·저장·시청죄 역시 같은 조 안에 있기 때문에 별도의 예외조항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죄 확정 후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제도의 적용 대상이 되는 구조다.
여기서 말하는 신상정보 등록은 곧바로 인터넷 공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무부의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제도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형벌 외에 상당한 법적 효과를 발생시킨다.
또한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성폭력범죄에 대해 유죄판결 등을 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재범예방을 위한 수강명령이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안은 단순히 형량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행위를 대한민국 법체계에서 ‘성폭력범죄’로 규정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결국 가장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실제 사람의 사진을 도용해 성적인 딥페이크를 만든 사람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 성인 인물을 AI로 만들어 개인적으로 보관한 사람을
동일한 성폭력처벌법의 형량체계 안에 넣는 것이 적절한가.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에는 명백한 피해자가 있다.
자신의 얼굴과 신체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적으로 이용됐다는 피해가 존재한다.
대법원이 기존 성적 촬영물 범죄의 보호법익을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성적 대상화되지 않을 자유라고 설명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표현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가와 별개로,
누구의 어떤 기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최대 징역 7년의 성폭력범죄로 처벌하는 것인지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규제가 필요하다면 더 정밀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AI 기술을 악용한 성적 콘텐츠에 아무런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의 발전에 맞춰 법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문제는 형사처벌이라는 가장 강력한 국가 수단을 사용할 때 어디에 경계선을 그을 것이냐는 것이다.
예컨대 입법 과정에서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
특정 실존 인물과의 식별 가능성이나 실질적 관련성이 있는 경우를 우선 처벌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실제 사람이 그 제작물의 인물이라고 오인되어 피해를 입을 현실적인 가능성을 요건으로 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제작·소지와 공개적 유포·판매·영리행위를 구별해 형량을 달리할 수도 있다.
기존 음란물 규제와 성폭력범죄의 영역을 구분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피해에는 지금보다 더 강한 수사·삭제·유통차단 제도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규제할 것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AI 음란물에 찬성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논쟁을
“AI 음란물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반대하는 법안”
정도로 취급하면 가장 중요한 문제가 사라진다.
형사법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표현만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불쾌해하고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을 국가가 범죄로 규정하고 징역형을 부과하려면 그만큼 분명한 이유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표현물을 인터넷에 공개한 경우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지는 제작·소지·저장·시청까지 범죄로 규정한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개인의 사적 영역에 형벌권이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도 피하기 어렵다.
실제 피해자는 더욱 강하게 보호해야 한다
이 논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실제 딥페이크 피해자 보호와 가상 표현물 규제 문제를 서로 대립시키는 것이다.
두 문제는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실제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동의 없이 성적으로 합성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다.
피해 영상의 신속한 삭제와 차단, 수사기관의 추적 능력, 해외 플랫폼과의 공조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특정 실존 인물과 아무 관계가 없는 순수 가상 표현물의 개인적 제작·보관·시청을 똑같은 성폭력범죄로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
별도로 논의할 수 있다.
실제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과 형사처벌의 경계를 정밀하게 만드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목표가 아니다.
법안은 이미 국회 심사 단계에 들어갔다
이 법안은 단순히 한 의원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다.
2025년 9월 11일 발의됐고 다음 날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리고 2026년 7월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상정·제안설명·검토보고·대체토론을 거쳐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다.
법안이 실제로 심사되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묻고 싶은 것은 단순하다
AI로 실제 사람을 성적으로 합성한 딥페이크 범죄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그 다음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성인 인물을 만든 행위까지 ‘성폭력범죄’라고 불러야 하는가.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지 않은 개인적 제작에도 최대 징역 7년이 필요한가.
그 이미지를 저장하거나 보는 행위에 최대 징역 3년이 필요한가.
특정 실제 인물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도 되는가.
“실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기준만으로 징역형의 경계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가.
단순 소지·시청으로 유죄가 된 사람까지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제도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비례적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 피해자가 없다면 이 범죄가 보호하려는 구체적인 법익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답을 얻은 뒤 형사처벌의 범위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한 번 만들어진 형사처벌 조항은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
오늘의 법문 한 줄이 앞으로 AI 시대에 국가가 개인의 가상 표현과 사적 영역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국민동의청원이 진행 중입니다
현재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AI 생성 가상 성적 표현물 처벌 신설안 폐기에 관한 청원」
이 공개돼 있습니다.
청원 기간은 2026년 8월 20일부터 9월 19일까지입니다.
이 청원은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성적 딥페이크의 처벌을 반대하는 청원이 아닙니다.
실제 피해자는 강하게 보호하되,
실존 인물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가상 표현물까지 동일한 성폭력범죄 체계로 편입하고 개인의 제작·소지·저장·시청까지 중한 형사처벌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타당한지 다시 논의해 달라는 취지입니다.
법안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먼저 법안의 실제 내용을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정도의 형사처벌 확대라면 적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논의하고, 판단한 뒤 결정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국민동의청원 바로가기 https://petitions.assembly.go.kr/proceed/onGoingAll/586136403D5D6C76E064B49691C6967B